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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아마존이 진짜 무서운 이유, 메타버스의 거대한 손

by For the Universe 2022. 8. 29.

1. 아마존

  미국 기업 아마존은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주로 무엇을 해서 돈을 벌까요? 아마존이란 이름을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amazon.com 쇼핑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가장 많으리라 짐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판매, 아마존 프라임, 아마존 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 등의 사업영역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사업 영역을 통해 아마존의 2019년 전체 매출은 2,805억 달러로 전년도의 2,329달러에 비해 21% 증가했습니다. 2019년 영업이익은 145억 달러로 전년도의 124억 달러에 비해 17% 증가했습니다.

2. 클라우드 서비스

  AWS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해당합니다. 혹시 네이버 클라우드나 구글 드라이브를 쓰고 있으시다면, 그런 서비스를 큰 기업이 쓰도록 만든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개인이 사용하는 네이버 클라우드나 구글 드라이브와는 규모와 용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기업들은 라이프로깅, 거울 세계, 가상 세계 등의 메타버스를 운영하기 위해 용량이 아주 큰 저장 장치, 처리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서버급 컴퓨터, 안정적인 네트워크 등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기업을 대상으로 빌려주는 아마존의 서비스가 AWS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넷플릭스, 트위치, 링크드인,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AWS의 고객입니다. 넷플릭스는 각종 영화, 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9년 기준 1억 6천 7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트위치는 1억 명이 넘는 시청자가 가입한 게임 중심의 동영상 방송 플랫폼입니다. 게임 방송을 주로 하는 유튜브라 보시면 됩니다. 링크드인은 비즈니스에 특화된 소셜미디어 서비스입니다. 개인 생활보다는 특정 업계 사람 간에 구인, 구직 정보를 공유하거나 동종 업계 소식을 전하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2020년 3월 기준으로 6억 7천 5백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트위치, 링크드인에 관해 잠시 소개한 이유는 이렇게 규모가 큰 기업들도 요즘에는 직접 서버, 저장 장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운영하기보다는 AWS를 사용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챕터 6에서 설명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도 AW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K팝 왕국을 꿈꾸는 위버스의 하드웨어, 통신 기반을 아마존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힘입어 AWS는 아마존 매출의 13%를 차지하고, 영업이익의 66%를 차지했습니다. 매출액의 비중은 13%로 높지 않게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 비율입니다. AWS를 제외한 아마존의 다른 사업 분야의 매출액이 87%이며 영업이익 기여도가 34%인데, AWS 분야는 13%의 매출 비중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6%를 냈으니, AWS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아마존의 다른 사업에 비해 13배나 됩니다. 아마존의 이익을 지탱하는 핵심은 AWS입니다.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아마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19년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점유율을 순서대로 보면 아마존 32.7%, 마이크로소프트 14.2%, 구글 4.2%, 알리바바 4.1% 순입니다, 아마존은 세계 여러 기업들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1/3을 혼자서 장악하고 있는 셈입니다. 메타버스가 존재하기 위해 서는 서버, 저장 장치, 네트워크가 필수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현실 세계로 보자면, 도로, 전기, 수도, 통신 등의 사회간접자본에 해당합니다. 앞으로 생길 여러 메타버스들도 AWS에 많이 의존할 것이어서, 메타버스 속 사회간접자본의 1/3을 아마존이 쥐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아마존이 AWS를 제공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서버의 숫 자는 2019년 기준으로 130만 대를 넘었으며, 이런 서버들을 세계 24개 지역에 건설한 데이터센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3. 아마존과 함께 할 기업들

  첫째,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OS,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 태블릿, 홀로렌즈 등은 메타버스의 접속 장치 역할을 하면서 쓰임새가 더 많아질 것이며, 링크드인(앞서 잠시 소개한 링크드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에 31조 원에 인수했음)은 라이프로깅 세계, 마인크래프트는 거울 세계 확장에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둘째, 페이스북을 주목해야 합니다. 현재 페이스북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한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점차 메타버스로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2014년,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장비를 만드는 ‘오큘러스VR’을 2조 4천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2018년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룸 플랫폼을 오픈했습니다.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장치를 쓰고 가상 세계에 들어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구와 소품으로 방을 꾸미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거나, 180인치 크기의 대형 TV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2020년 9월, 페이스북은 연례행사인 ‘페이스북 커넥트’에서 증강현실, 가상현실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장비인 ‘오큘러스 퀘스트 2’를 공개했습니다. 이전 기기에 비해 무게는 10% 가벼워지고, 해상도는 50% 정도 향상되었으며, 가격은 100달러 낮아진 299달러로 책정했습니다. 페이스북 커넥트에서 주커버그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회의, 게임 등에 가상현실 기술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이런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인피니트 오피스’라는 미래형 사무실 개념도 공개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착용하면, 눈앞에 대형 모니터가 있는 사무실이 보이는 형태입니다. 사무실의 크기는 사용자가 마음대로 설정하면 됩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무실을 가상 세계에 옮긴다는 전략입니다.
  레이벤선글라스 제조사와 협력하여 스마트 글래스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소개하며, 현재 사람들이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듯이, 자신의 스마트 글래스를 갖고 다니는 세상이 곧 올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런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해 사내에 ‘페이스북 리얼리티랩’이라는 연구소를 설치했습니다.
  페이스북이 가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고객기반(2019년 기준, 하루 이용자가 15억 2천만 명), 누적된 라이프로그, 오큘러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등을 생각할 때 페이스북은 지금의 스마트폰과 텍스트 중심 소셜미디어에 머물지 않고, 증강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메타버스를 만들어 내리라 예상합니다.
  셋째, 구글입니다. 구글은 2014년 구글 글래스를 발표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으나, 구글 어시스턴트, 네스트, 핏빗 등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 가정환경과 구글 생태계를 연결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얘기했듯이 거울 세계 메타버스의 핵심 자원 중 하나는 현실 세계를 최대한 정밀하게 복사해낸 지도 정보입니다. 구글은 여러 국가의 기업, 기관이 운영하는 거울 세계 메타버스에서 사용되는지도 정보를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도 정보를 공급하면서, 각각의 거울 세계 안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기록하고 있을 겁니다. 구글이 지도를 제공하고, 그 지도를 여러 기업과 기관이 가져가서 거울 세계를 만들었으며, 그런 거울 세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활동 정보를 구글이 지도를 통해 다시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넷째, 게임 기업들입니다. 메타버스들 중 특히 증강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시각적으로 실재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게임회사가 갖고 있는 시각화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3D 그래픽 엔진 시장의 절대 강자인 유니티 테크놀러지(유니티 엔진)와 에픽게임즈(언리얼 엔진)를 주목할만합니다. 특히, 에픽게임즈는 앞서 설명한 포트나이트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중국기업 텐센트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합니다. 텐센트는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위의 게임회사이며,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에픽게임즈, 슈퍼셀, 블리자드, 유비소프트, 라이엇게임즈 등 세계 유수 게임회사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거나 인수한 상태입니다. 메타버스가 성장하고 게임 기업의 역할이 늘어날수록 메타버스에서 텐센트의 입지는 더욱더 단단해질 것입니다.